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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호 발행인 칼럼 - ‘묵자(墨翟)’
2015-06-18 10:58:43

묵자(墨翟)’

 

공자, 맹자, 순자, 노자, 장자는 많이 들어 본 이름이지만 묵자는 약간 생소한 느낌이 든다. 그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고 죽었는지도 확실하지가 않다. 대체로 공자보다 조금 뒤, 맹자보다 조금 앞이라고 역사가들은 짐작하고 있다. 사마천의 사기에 약간 소개 되어 있는데 그만큼 묵자의 사상이 지배층에게 반갑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묵자는 성이 묵()이고 이름은 적()이다. 일각에서는 묵자의 성이 본래 묵씨가 아니라는 주장도 한다. ‘()’자에는 검다는 뜻과 붓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먹을 가리키기도 한다. 어떤 학자는 그가 묵형(죄인의 얼굴에 죄명을 먹으로 떠 넣는 형벌)이라는 형벌을 받았기 때문에 묵씨라 불렸다고도 주장하는데, 아무튼 묵자는 하층민이었다.

 

최근 갑질이라는 말이 국민들의 공감을 받고 있다. 묵자의 사상도 당시 이런 갑질에 항거하는 사상, 즉 피지배 계층을 옹호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묵자의 사상은 공자 이후 피지배 계층을 중심으로 엄청난 세력을 형성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필자는 묵자에 대한 서적과 자료를 통해 그의 사상이 상당부분 성경과 일치되는 점을 느겼다. 그의 사상 핵심은 겸애(兼愛), 즉 서로 사랑하자는 것으로 정치적 평등과 경제적 평등으로 함축할 수 있다. 자기를 위하듯 친구를 위하고, 내 부모를 위하듯 친구의 부모를 위하는 것,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하는 것에 반대하고, 귀한 자리에 있는 자가 천한 자리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며, 교활한 자가 어리석은 사람을 이용해 먹는 것을 경멸한 묵자는 결국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온 세상이 이로워져서 결국 그 이익이 자기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공리주의(功利主義 utilitarianism)를 가르쳤다. ‘이웃을 사랑하고, 가난하고 약한자,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묵자는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하늘의 뜻을 끌어 온 것이다. 하늘의 뜻이 모든 백성을 차별 없이 사랑하는데 있기에 통치자 역시 백성들을 차별 없이 사랑해야하며, 통치자가 하늘의 뜻을 잘 따라 백성을 사랑하면 하늘이 상을 주고 복을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재앙을 내린다고 가르쳤다.

 

, 그는 장례를 후하게 치르고 상복을 입는 기간이 긴 것에도 반대했다. 그는 허례(虛禮)와 허식(虛式)이 낭비를 가져오며, 3년 동안 상복을 입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산업의 부진을 가져옴은 물론 이 기간에 아이도 낳지 않기 때문에 인구가 감소한다고 유가를 비판했다. 당시 사람들은 명()은 하늘이 주는 것이라 생각해서 천명(天命)이라 부르며 운명을 믿었지만 묵자는 운명이란 것을 본 사람이 없을 뿐더러 세상 모든 일은 운명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에 달려 있고, 운명을 믿으면 노력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운명론이 세상에서 가장 큰 해악을 일으킨다고 보았다. 그리고 인재를 쓸 때 신분의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늘은 모든 것을 낳은 생명의 근원이자 도덕의 뿌리이며 인간들이 바르게 사는가를 감독하고 있는 신령한 하나님이라는 사상을 가르쳤다.

 

춘추 전국 시대의 혼란은 이기심에서 온 것이다. 이기심은 본질적으로 차별적인 사랑을 낳으며, 차별적인 사랑은 자기 자신, 자기 집안, 자기 나라에 대한 굴절된 사랑으로 나타난다. 통치자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정치인은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정책을 개발하고, 대기업은 협력업체와 중소기업과 공생(共生)하는 사회,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비정규직이 줄어들며 최저임금이 점차 높아져 빈부의 차가 점차 좁혀지는 세상, 정의롭고 정직한 사람이 인정받고 잘 사는 집단, 돈만으로는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런 사회를 묵자는 꿈꾸었다.

 

일전 모 단체에서 리더를 뽑는 선거가 있었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자질보다는 돈을 많이 쓰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당선되었다. 단체의 유익이나 미래보다는 돈만 많이 준다면야 못찍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 선거에 참여했던 일부는 지금 세상에선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며 자조했다. 배금사상(拜金思想)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묵자의 사상은 그때나 지금이나 결코 환영 받지 못한다. 혹자는 필자에게 세상을 바꾸려하지 말고 변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설혹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할지언정 나를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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