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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호 발행인 칼럼] - ‘과세 편안히 하셨습니까’
2014-08-15 19:04:51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민족 최대 명절인 설(元旦)이다.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설램과 기대가 가득한 설은 모두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특히, 해외에서 생활하는 교민들은 고향에 돌아가 오래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척과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 생각으로 즐겁기만 하다. 그러나 교민사회에 밀어닥친 경제적 한파로 인해 귀국하지 못하고 엄청난 폭죽소리에 스트레스를 더할 독자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무겁기만 하다.

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한 해의 시작인 음력 정월 초하루를 일컫는 말로 원일(元日)·원단(元旦)·원정(元正)·원신(元新)·원조(元朝)·정조(正朝)·세수(歲首)·세초(歲初)·연두(年頭)·연수(年首)·연시(年始)라고도 하는데 이는 모두 한 해의 첫날임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신일(愼日) 달도(怛忉)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근신하고 조심하는 날이라는 뜻이며 구정(舊正)이라고 부르는 것은 신정(新正)의 상대적 개념으로 설을 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설을 쇠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고 하여 음력 1 1일을 진짜 새해 첫날로 여기는데 설명절은 하루에 그치지 않고 대보름까지 이어져 다양한 놀이와 모임이 진행된다. 특히, 중국에서는 설명절 휴식을 한 달씩 가지는 지역도 있어 귀향한 공인들이 돌아오지 않아 경영자들의 속을 태우기도 한다.

한국과 중국이 설명절을 이렇게 중시하는 것은 역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7세기에 나온 중국의 역사서인『수서(隋書)』와『당서(唐書)』에 나온다. 즉 “매년 정월 원단(元旦)에 서로 경하하며, 왕이 연희를 베풀고 여러 손님과 관원들이 모인다. 이 날 일월신(日月神)을 배례한다”는 내용으로 오랜 세월 전통과 관습으로 지켜온 것을 알수 있다.

필자 역시 어린시절 온 일가 친척이 함께 지내던 설명절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설날 아침 일찍부터 인근에 살고 있는 일가 친척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며 조상에 대한 제례를 지내고 아랫사람은 윗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며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윗 사람은 아랫사람들에게 세뱃돈 덕담으로 일년의 무사태평을 빌어준다. 또 한 살에 둘러 앉아 세찬(설 음식)의 대표적인 음식인 떡국을 먹음으로 나이 한 살을 더 먹게 된다.

설에는 갖가지 미신들도 있는데, 정월 초하루에 여자들이 아침 일찍 남의 집에 출입하면 그 집에 재수가 없다던가 복을 끌어 들인다는 복조리 풍속도 속신으로 볼 수 있다. 또 설날 새벽에 밖에 나가 까치소리를 들으면 길조이고 까마귀 소리를 들으면 불길하다는 말도 있다. 설날 밤에 야광귀라는 귀신이 와서 신발을 신어보고 맞으면 신고 가는데 신발을 잃은 사람은 그 해에 재수가 없다고도 한다.

설날에 입는 옷을 설빔이라 한다. 남녀노소가 모두 새 옷을 입는 것을 세비음(歲庇廕)이라 하며 설날에는 색깔이 있는 옷을 입는데 특히 여자 어린이들은 색동저고리를 입는다. 노랑이나 녹색 저고리에 붉은 치마는 오늘날까지도 설에 어린이들이 입는 가장 보편적인 옷이다. 어린시절 설날이 더욱 기다려졌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설빔을 얻어 입기 때문이다.

설의 대표적인 놀이는 윷놀이와 연날리기, 널뛰기 등이다. 윷놀이는 남녀노소 구별 없이 모든 사람이 집안에서도 하고 밖에서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하는 정초의 가장 많이 즐기는 놀이다. 윷의 종류도 장작윷과 밤윷이 있고 놀이 방법도 다양한데, 이국땅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어 매년 우리 교회에서는 윷놀이 대회를 개최하며 고향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주곤 한다.

설에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와 같은 인사말을 하는데 신정에 이어 연간 두 번에 걸쳐 하게 된다. 좋은 말이니 많이 할수록 좋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한 새해에 이미 인사를 하고 다시 설에 똑같은 인사를 한다는 것이 다소 어색하기에 우리 전통명절인 설날에는 “과세 안녕히 하셨습니까”, “과세 편안히 하셨습니까”와 같은 전통적인 인사말을 하는 것도 무방하리라 본다.

설이 되면 ‘민족대이동’이 화두가 된다. 금년 중국에는 대중교통이용객이 36 2300만명이 이동해 지난해보다 2억명이 늘어날 정도로 고향과 친지를 찾아 거대한 인파의 물결을 이루고 한국에도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동한다. 근래에는 ‘어른’들이 자녀를 찾는 역류현상도 형성되고 있지만 아직은 고향을 찾는 인구가 많다. 그래서 오늘날 설은 ‘전통문화를 보존’한다는 측면과 ‘만남’을 갖는 절대적인 시간이 된다는 측면에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금년은 갑오년(甲午年) 청마(靑馬)의 해다. 말 중에서도 가장 진취적이며 활달한 청마로 서양에서는 유니콘에 비유하여 행운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해서 사람들과 유독 친밀한 동물이다. 말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박력과 생동감이다. 외모에서 발산되는 싱싱한 생동감과 뛰어난 순발력, 그리고 지구력은 생각만으로 힘이 불끈 솟아난다. 터질듯 탄력 넘치는 근육에다 미끈한 체형, 윤기 흐르는 모발에다 힘찬 말발굽소리는 없던 용기도 저절로 생기게 하는 마력(魔力)이 느껴져 말띠 해에 맞이하는 설은 왠지 모든 것이 힘차게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들게 한다.

독자 여러분 과세 편안히 쇠시기를 기원하오며 지면으로나마 새배를 드립니다 新年快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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