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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2006-12-11 02:16:52
 


♠ "힘든 일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유니레버(Unilever N.V), 콜게이트 팜오리브(Colgate Palmolive) 등 미국 가정용품 업체들이 최악의 경영난을 보이며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회사가 바로 P&G이다. 이 회사만 매출이 10% 이상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P&G의 성장 뒤에는 앨런 래플리 회장의 혁신적인 경영 비법이 버티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독창적인 사고의 힘'이란 제목의 기사로 변화를 싫어하고 관료적인 기업문화에 빠져 있던 P&G가 경영 혁신에 성공한 비결을 소개할 정도였다. 래플리 회장은 P&G에서 무려 30년 가까이 일하며 오늘의 자리에 올랐다. 그가 한 회사에 이렇게 오랫동안 다니며 좋은 성과를 올린 것은 평범한 직원이었을 때, 그를 이끌어준 선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 화장품 사업부 직원에서 CEO까지

P&G 연구개발 직원 7,500여 명이 접속하는 인트라넷에는 '린스하지 않고 씻을수 있는 법 아시는 분', 또는 '화이트닝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 등 재미있는 소재의 글들이 종종 올라온다. 이렇게 올라온 글들은 계열사 전반에 걸쳐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도움을 준다.  
  
차 세척제를 출시할 EO는 정수 시스템 사업부가 힌트를 주고, 치약 개발을 위해 커피나 샴푸 등 전혀 관계없는 사업부의 향기 전문가들이 도움을 주었다. 또, 벽 얼룩 제거제의 주요 성분을 개발하기 위해 제약회사에서 연구팀을 빌려 오거나, 포장제용 접착 필름을 만들 때에는 경쟁회사에 도움을 요청해 아예 합작 회사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좀 별난 방법일 수도 있지만, 이것이 바로 래플리 회장이 늘 주장하는 '발명가들은 세상에 고루 퍼져 있다'는 지론이다. 정돈된 연구실이 아니라 차고에서도 발명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혁신적인 생각은 회사에 크게 기여했다.
  
앨런 래플 리가 CEO에 취임할 당시만 해도 P&G는 제약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워너 랜버트(Warner-Lam-
bert)와 아메리칸 홈 프로 덕트(American Home Products Corporation)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주식은 폭락했고, 회사 브랜드 이미지에 큰 손실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는 CEO에 취임한 뒤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화장품 사업을 잡아 집중 육성하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제약 등 비전문 분야 사업에서는 철수하는 대신 치약, 세제, 기저귀 등 10개의 베스트셀러 업종 판매에 주력을 기울였다. 한마디로 기본으로 돌아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것이다. 이렇게 3년간 노력한 결과 미국 우량기업들로 구성된 S&P500 지수가 32% 하락할 때 P&G만은 주가가 50% 이상 상승하며 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래플리 회장은 미국 수재들이 모이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를 마치고, 탄탄한 성공 가도를 달려 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도 역시 일반인들처럼 신입사원 시절을 거쳤고, 일반 직원으로 힘든 시절이 있었다. 일련의 과정을 겪는 동안, 그의 옆에는 인생을 지탱하도록 만들어준, 짧지만 의미 있는 조언을 해 준 사람이 있었다.

♠ 현실에서 도망갈 정신으로 일을 열심히 해봐!

2004년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래플리 회장의 어머니는 강인했으며, 아일랜드 인임을 자랑스러워했다. 어머니는 그로 하여금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신념에 대해 용기를 갖는 법과, 항상 독립적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주곤 했다. 이런 어머니의 가르침은 그의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준 계기가 되기도 했다.
  
래플리 회장을 P&G에 입사한 지 6년째 되던 1982년,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 코네티켓 주의 한 부티크 컨설팅 회사에 가기로 결심하고, 코네티켓에 집까지 장만해두었다. 그가 P&G를 나오려했던 이유는 회사가 너무 딱딱하고 경직된 관료주의적 조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가 맡았던 직책은 브랜드 매니저와 마케팅 디렉터의 중간 정도로 여러 가지 종류의 세탁 제품을 담당하고 있었다. 일단 마음의 결정을 내린 후, 그는 비누사업 책임자였던 스티브 도노번에게 사직서를 전달했다.
  
스티브는 사직서를 받자마자 찢어버렸다. 이런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짐작해서였을까? 래플리는 이미 사직서를 복사해두었기때문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이따가 밤에 전화하게, 다음주엔 출근하지 않아도 되지만, 대신 매일 밤 날 찾아오게."
  
스티브는 이렇게 말하곤 집으로 가버렸다. 어쩔수 없이 래플리는 매일 밤 스티브의 집을 찾았다. 그는 직장 상사의 집에서 매일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이렇게 하루이틀이 지나가자, 래플리는 회사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넌 그냥 달아나고 싶은 거야. 회사에 남아 문제를 해결하고 바로잡을 만한 용기가 없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어려움을 만나면 너는 또 도망갈 궁리를 하게 될걸?" 어느 날 저녁, 스티브가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은 정말 그를 화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고 냉정하게 생각한 결과, 그는 회사에 남기로 결정했다. 이때 그에게 자신감을 주고 도전할 용기를 준 사람은 바로 그의 어머니였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회사에 남게 된 래플리 회장은 그날 이후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넌 문제를 바로잡을 힘이 있어. 만약 문제를 얘기할 수 있고, 바로잡으려는 의지만 있다면 말이지.' 이렇게 속으로 되뇌는 습관이 생겼다. 시간이 좀 흐른 후, 래플리는 스티브가 정말 훌륭한 선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회사를 떠나겠다고 맞서던 바로 그때, 만약 스티브가 감정이 상하는 얘기를 했더라면, 오히려 래플리 회장은 다른 곳으로 회사를 옮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배가 스스로 깨닫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그가 던졌던 짧은 말 한마디는 래플리 회사 인생 최고의 조언으로 남아 있다.

♠ 래플리의 경영 스타일 배우기 열풍

앨런 래플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최근 미국 재계에서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일류 기업의 대열에서 탈락해 2류나 3류 기업에 머물 뻔했던 P&G를 3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래플리 회장의 경영 방법에서 가장 큰 특징은 성급한 변화를 강요하기보다는 임직원과 충분한 대화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바로 그가 직장 상사였던 스티브에게서 배운 교훈이기도 하다.
  
2000년 CEO에 오른 직후 그는 직원들에게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라고 주문했다. 자신이 그랬듯이 직원들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15년간 단 한 개의 히트 제품밖에 내놓지 못했는데도, 억지로 신제품을 개발하라고 직원들을 내몰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또한 회사의 비전이나 목표에 대해 거창하게 늘어놓는 대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좋은 생각을 구했다. 또한 변화가 있을 때에는 임직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이런 방법은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또 P&G가 소비재 회사란 점에 착안해 '소비자는 왕'이란 기본 생각에 충실했다.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서류를 들추어 보거나 탁상공론을 하는 대신, 고객의 가정을 방문해 무엇이 필요한지 확인하도록 했다. 팸퍼스 기저귀의 경우 양쪽 날개를 넓히고 흡수력을 높일 것, 10대 소녀들이 삽입형 생리대 사용을 꺼린다는 것 등은 모두 가정 방문으로 얻은 아이디어였다. 이런 점들은 모두 제품에 반영됐고, 회사는 성장 가도를 달리게 됐다.
  
이것은 과거에 그가 경험했던 것처럼, 직원들도 잘 팔리지 않는 제품으로부터 도망가 무조건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기존의 것이라도 소비자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덤이 무엇인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를 알아보는 데 노렸했던 결과다.

♠ P&G 혁명, 이제는 면도기 회사 질레트를 인수하다

미국 재계에서는 래플리 회장의 다른 성공 요인으로 'P&G혁명'이라 불릴 만한 구조조정을 들었다. P&G는 가장 오래된 생산제품인 비누를 캐나다의 한 회사에, IT 부문은 휴렛팩커드(HP)에 아웃소싱했다. 그 결과 IT 쪽 직원 2,000명은 모두 HP로 승계됐다. 보통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무턱대고 직원을 해고시키는 것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는 주력 계열사는 그대로 둔 채 현명하게도 비주력 부문을 축소한 것이다.
  
또한 P&G는 최근 면도기로 유명한 질레트를 540∼570억 달러에 인수합병하여 세계 최대 생활용품 업체가 됐다. 소비재 생산 업체들은 월마트, 타겟, K마트 등 유통업체들로부터 강한 가격인하 압력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P&G와 질레트 합병회사는 유명 브랜드 21개를 갖게 되어 월마트 등의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래플리 회장 역시 P&G와 질레트의 브랜드와 기술이 결합하면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P&G의 핵심 자산은 많은 돈이 아니라 명성이고, 브랜드 가치이다. 이 회사는 매출 47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시장 가치는 1,340억 달러로 세 배 가까이 높다, 이것은 창립 후 160여 년 동안 쌓아 온 신뢰와 함께 래플리 회장의 최신 경영혁신 방법이 효율적으로 접목된 결과이다. 만약 그가 혈기왕성했던 나이에, 지혜로운 직장 상사에게 인생 최고의 조언을 듣지 못했더라면 오늘날의 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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