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볼거리 여행정보
전체글 수: 168
중국 싼칭산,‘오악(五嶽)’의 짜릿한 비경 천지
2009-06-19 23:31:41

꿈결처럼 희뿌연 구름을 뚫고 지나기를 몇 차례. 산허리를 무겁게 감싼 운해(雲海)의 수면을 벗어나자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찌를 듯 솟아오른 바위산이 장엄한 자태를 드러냈다. 바람에 실려 바위산을 스치듯 지나던 솜이불 같은 구름은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며 티 하나 없는 파란색 도화지에 하얀색 그림을 그려내곤 했다. 구름 속의 산책 끝에는 신령스런 선계(仙界)가 자리하고 있었다.

‘오악지존(五嶽至尊)’이란 말이 있다. 산둥(山東)성의 타이산(泰山), 산시(陝西)성의 화산(華山), 후난(湖南)성의 헝산(衡山), 산시(山西)성의 헝산(恒山), 허난(河南)성의 쑹산(嵩山) 등 중국의 5대 명산 중 으뜸인 타이산을 일컫는 말이다. 타이산의 장엄함과 웅장함은 어떤 산도 따라올 수 없다하여 이런 말이 붙었다고 한다. 그러나 장시(江西)성 북부에는 타이산의 장엄함은 물론 오악의 기개와 아름다움을 모두 품은 싼칭산(三淸山)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옥경봉(玉京峰), 옥화봉(玉華峰), 옥허봉(玉虛峰) 등 웅장하면서도 기이한 봉우리 3개가 있는데, 모습이 마치 도교의 시조인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이 틀어 앉아 있는 것 같다 해서‘싼칭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싼칭산은 지난해 7월 중국의 37번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구름 속에 숨겨진 장엄한 비경

이른 아침 산발치에서 올려다본 주변의 봉우리들은 희뿌연 구름 속에 숨겨져 있었다. 1년에 3분의 2는 날씨가 흐려 싼칭산의 진면목은 하늘이 돕지 않고서는 볼 수 없다더니 하늘을 뒤덮은 구름은 불길한 징조처럼 여겨졌다. 주변으로는 산의 흐릿한 윤곽만 시야에 들어올 뿐 등산로가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남산케이블카(南山索道)로 향하는 계단 양쪽으로는 최근에 지은 것으로 보이는 기념품과 음식을 파는 깨끗한 점포들이 들어서 있다.

싼칭산의 6개 경구(景區) 중 남청원경구(南淸園景區), 양광해안경구(陽光海岸景區), 서해안경구(西海岸景區)를 돌아보는 이날 산행 거리는 총 15㎞에 달했다. 등산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가뿐하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여간 버겁게 느껴지는 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덜컥 산행을 끝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천만다행인 것은 5㎞ 구간을 케이블카로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실제 두 발로 디뎌야 하는 거리는 10㎞나 됐다.


2인용 케이블카에 올랐다. 케이블카는 급경사의 팽팽한 케이블을 따라 느릿느릿 사면을 오른다. 셀 수 없이 많은 계단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는 산발치부터 산행 완주를 결심한 이들이 힘차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고개를 몇 차례 넘어섰지만 케이블카의 창밖은 여전히 짙은 구름이 가로막고 있다.

20여 분을 올랐을 무렵, 케이블카 앞은 이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름이 자욱하다. 군불이라도 지펴 만든 것 같은 구름층을 빠져나오는 순간, 갑자기 탄성이 터져 나왔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로 신령스런 형상의 뾰족한 바위산들이 하얀 구름에 휩싸여 있고, 케이블카 아래로는 운해가 넘실거리며 춤을 춘다. 싼칭산은 짙은 구름 속에 황홀한 선경(仙境)을 감추고 있었다. 햇살을 받은 기묘한 바위들은 다양한 빛깔을 내뿜으며 황홀경에 빠져들게 했다.

장엄한 풍경에 탄성을 연발하다 보니 어느덧 해발 1천243m에 위치한 케이블카 정류소에 도착했다. 멀게 보였던 기암괴석의 봉우리들이 이제 눈앞에 다가와 있다. 높아진 만큼 햇볕이 따가워졌지만 사람들은 해바라기처럼 파란 하늘과 신령스런 봉우리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기암 비경에 넋을 잃는 등산

이제부터는 오르막이다. 흙길과 돌길이 반복되는 한국의 등산로와 달리 이곳은 인공의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을 거니는 맛은 조금 떨어지는 듯하다. 가파른 계단이 계속 이어지자 다리에 힘이 들어가며 숨이 턱 밑까지 가빠온다. 그러나 중간마다 나타나는 빼어난 경치들은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

등산로는 병풍처럼 둘러선 기암이 하늘로 치솟을 듯한 4㎞ 거리에 이르는 남청원경구의 비경을 거쳐 양광해안경구로 이어졌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2㎞ 구간의 등산로 주변으로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즐비하다.


거대한 바위 사이를 지나고, 바위 동굴을 통과하자 한쪽으로 홀로 우뚝 선 뱀 모양의 바위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거망출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바위이다. 나무꾼이 선녀를 사랑하자, 선녀의 엄마가 나무꾼을 구렁이로 만들어 바위 아래 묻었다고 한다. 그러나 선녀가 너무 그리웠던 나무꾼은 거대한 바위를 뚫고 치솟아 올랐고, 지금의 바위가 됐다고 한다.

이제 등산로는 벼랑의 허리를 따라 이어진다. 기암의 바위산 아래로는 낮은 산들이 올려다보고 있다. 천 길 낭떠러지의 벼랑에 내걸린 아슬아슬한 전망대에서는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줄을 서기도 했다.

최고봉인 옥경봉(1819.9m)을 휘돌아가는 4㎞ 구간의 서해안경구는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이다. 한결 발걸음이 가볍지만 6㎞에 이른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난 탓에 다리가 휘청거린다. 계단이 이어지는 급경사에서는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등산로 주변으로는 오후의 햇빛을 받은 바위들이 붉고 검은빛을 뿜는다.

드디어 등산로 아래로 남산 케이블카 정류소가 눈앞에 나타났다. 비경을 감상하며 산행을 끝마친 기쁨이 가슴에 벅차온다. 산행이 끝나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길. 싼칭산의 장엄한 전경이 다시 한 번 마음을 울렸다.





연합르페르  글ㆍ사진/임동근 기자(dklim@yna.co.kr), 협찬/기러기투어
추천 : 0
코멘트 0
글자의 색상을 지정합니다 글자의 배경색상을 지정합니다
글자를 진하게 합니다 글자를 기울이게 합니다 밑줄을 긋습니다 취소선을 긋습니다
link를 만듭니다 이미지를 추가합니다 동영상/플래쉬등을 추가합니다
이모티콘을 추가합니다 글박스를 만들거나 글숨김 기능을 추가합니다 html 코드를 직접 입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일자
추천
168
2009-10-01
0
167
2009-08-24
0
166
2009-08-01
0
165
2009-07-06
0
164
2009-07-06
0
163
2009-06-23
0
162
2009-06-22
0
161
2009-06-22
0
160
2009-06-19
0
159
2009-04-29
0
158
2009-04-18
0
157
2009-03-30
0
156
2009-03-07
0
155
2009-03-06
0
154
2009-03-02
0
153
2009-03-02
0
152
2009-02-24
0
151
2009-02-24
0
150
2009-02-24
0
149
2009-01-19
0
 
CopyrightⒸ by TJPlaza 2014.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