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중국 충칭시에서는 대대적인 '조직범죄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석달 사이에 2,328건이 적발돼 2,915명의 범죄조직원이 검거됐고 압류된 재산만 17억위안(약 3천2백억원)에 달한다. 충칭시 사법국장과 충칭고급법원 부원장, 형사총대 대장 등 범죄조직을 비호해온 고위공직자가 대거 구속됐고 범죄 조직을 비호한 혐의로 경찰 200여명이 옷을 벗었다.
범죄와의 전쟁을 이끈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 서기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보시라이 서기는 국무원 상무부장(장관급)을 지낼 당시만 해도 '태자당'(중국 공산당 원로의 자녀를 지칭하는 말)의 선두 주자로 꼽히며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했던 것으로 관측됐지만 후진타오 계열의 반대로 충칭시 당 서기로 사실상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보시라이가 범죄와의 전쟁을 계기로 국민적 인기가 치솟으면서 중앙정치 권력 내부에도 미묘한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보시라이 서기가 주도한 범죄와의 전쟁이 성과를 거두면서 이전 당서기는 과연 무엇을 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인 허궈창은 지난 2001년 충칭시 당 서기를 지냈고 후진타오 주석의 직계로 꼽히는 왕양(汪洋) 광둥성 당서기가 직전 충칭 당 서기였다.
국민들의 주목을 끈 것과는 달리 중국 지도부가 충칭시의 범죄와의 전쟁에 대해 지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배경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공안분야를 책임지는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충칭시의 범죄와의 전쟁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힌 내용이 보도됐다.
저우 상무위원은 지난 9월 25일 "충칭시의 조직폭력배 소탕은 인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인민들을 삶을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격려했다고 장쉬안(張軒) 충칭시 당 부서기가 전했다.
저우융캉 상무위원은 장쩌민 전 주석의 계열로 꼽히는 인물이다.
보시라이 당 서기도 범죄와의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를 분노케 하는 범죄를 쓸어버리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장쩌민 전 주석의 말을 인용했다.
홍콩 언론들은 보시라이 서기가 장 전 주석의 어록을 인용한 것은 장 전주석 계열의 핵심 인물은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며 차기 인사와 관련해 장 전주석의 도움을 요청하는 간접적인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시라이가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위해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는 보시라이 서기와 왕양 광둥성 서기, 나아가서는 보 서기와 후 주석 계열이 불편한 관계에 놓일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보시라이 당 서기에 대한 역공도 펼쳐지고 있다. 최근 보시라이의 핵심 측근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주도했던 왕리쥔 충칭시 공안국장에 대한 보도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중앙기율위 지방 순회 조사팀이 충칭시에 대한 감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국민적 인기와는 관계없이 이 문제는 중국 중앙정치의 권력투쟁이라는 면에서 또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베이징=CBS 김주명 특파원] jmkim@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