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글마당

횡설수설
전체글 수: 96
[193호 발행인 칼럼] - 정답(正答)이 없는 사회
2014-08-15 19:08:44

 

‘소아변일[小兒辯日]’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중국의 철학서인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성어(成語)로 '어린아이들이 해에 대하여 말다툼 한다'는 뜻인데, 해의 크기에 관해 서로 다른 의견으로 다툼을 벌이면서 따져보지만 뚜렷이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경우를 비유한 내용이다.

 

하루는 공자(孔子)가 길을 가는데 어린아이 두 명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공자는 아이들에게 왜 서로 싸우고 있는지 묻자, 한 아이가 “저는 해가 아침에는 가깝고 낮에는 멀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해가 아침에 수레바퀴와 같이 큰 것은 가까이 있기 때문이고 낮에 쟁반같이 보이는 것은 먼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가까우면 커 보이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아이는 “저는 해가 아침에는 멀리 있고, 낮에는 가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해가 떠오르는 아침은 해가 멀리 있기 때문에 시원하고 낮에는 해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더운 것입니다.”라고 반박했다.

두 어린아이의 의견을 듣고 난 공자는 누구의 생각이 맞는지 바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자 두 아이 모두 “누가 선생에게 지혜가 많다고 하겠습니까”라고 비웃으며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요즘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이나 학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에는 흑백논리로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문제의 사안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진영논리나 주관적 견해에 사로잡혀 상대의 주장을 공격하기에만 급급하다보니 설득력은 고사하고 감정의 골만 깊어진다. 그 흔한 여론조사 결과나 외국의 사례를 드는 것도 자기에게 유리할 때만 내세우며 강변한다. 심지어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동료도 친구도 가족까지 적으로 몰아세우며 핏대를 올린다. 역사 이래 이렇게 보수와 진보 여와 야의 대립이 첨예했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그런데 이런 모습들은 교민사회에도 여지없이 나타난다. 이념과 지역에 따라 혹은 자신과의 관계(關係)나 이해에 따라 그것이 진실이던 정의이던 상관없이 맹목적인 공격에 여념이 없다. 국정원 댓글 사건, 4대강 문제, 통합진보당 해산 신청 등 고국의 현안은 물론 한국학교 문제, 한국인(상)회 문제 등 교민사회의 현안에 대해 자세하게 내용을 알려고 하기보다 우선 자기의 성향이나 친소관계에 따라 무조건 찬성이거나 반대로 지지 또는 비난에 열을 올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지금 톈진은 한인(상)회 회장 선거로 교민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2천개 기업과 4만 여명의 교민을 대표하는 리더를 뽑는 것은 중차대한 일임에 틀림이 없는 일이기에 교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게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지도자들은 진중한 언행이 있어야 하며 공명정대한 가운데 상대를 배려하고 다른 의견을 경청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민들 또한 자신과의 호불호(好不好)에 따라 후보를 지지하고 공격할 것이 아니라 분명한 팩트에서 바라보고 주장함으로 교민사회 화합과 발전에 기여하려는 성숙함이 있어야 한다. 톈진 교민사회는 중국 전역에서 모범적이라는 평을 들으며 20여년의 세월을 지내왔다. 이러한 좋은 평가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최선의 해결책을 강구하는 노력과 타협정신의 지도력이 발휘되어야 할 중차대한 시점으로 여겨진다.

 

요즘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는 글이 있다.

옛날에 고집 센 사람과 똑똑한 사람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는데, 고집 센 사람은 4*7=27이라고 주장하고 똑똑한 사람은 28이라고 주장하면서 결론이 나질 않자 고을 원님에게 잘잘못을 가려달라고 요청했다. 양쪽의 주장을 경청한 원님은 “27 이라고 답한 놈은 풀어주고, 28 이라고 답한 놈은 곤장 10대를 쳐라”는 판결을 했다. 그러자 곤장 맞은 똑똑한 사람이 원님에게 억울하다며 하소연을 하자 원님의 대답은 “4*7=27 이라고 말하는 아둔한 놈과 싸운 네가 더 어리석은 놈이니라”라며 지혜롭게 세상을 살아가라고 충고했다.

 

이 글처럼 지금 이 시대는 정답이 통하지 않을 때가 너무나 많다. 진실이나 진리보다는 억지나 세몰이가 주류를 이루고 지배한다. 기득권의 주장이나 말이 곧 정답처럼 되는 기형적인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억울한 일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모두의 참여가 이뤄지고 수혜를 받아야 할 공동체는 극소수 세력의 전유물로 전락된다. 이들에게 바른말을 하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아귀같이 공격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가 없으며, 다수의 생각이 꼭 정답이라고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오늘 아침에 직원들과 함께 읽은 잠언이 생각난다. “거만한 자를 징계하는 자는 도리어 능욕을 받고 악인을 책망하는 자는 도리어 흠을 잡히느니라 거만한 자를 책망하지 말라 그가 너를 미워할까 두려우니라 지혜있는 자를 책망하라 그가 너를 사랑하리라”

추천 : 0
코멘트 0
번호
제목
글쓴이
일자
추천
96
2017-05-06
0
95
2015-06-18
0
94
2015-06-18
0
93
2015-06-18
0
92
2015-06-18
0
91
2015-02-17
0
90
2015-01-23
0
89
2015-01-23
0
88
2015-01-23
0
87
2014-09-22
0
86
2014-09-05
0
85
2014-08-15
0
84
2014-08-15
0
83
2014-08-15
0
82
2014-08-15
0
81
2014-08-15
0
80
2014-05-27
0
79
2014-05-09
0
78
2011-08-15
0
77
2011-08-15
0
 
CopyrightⒸ by TJPlaza 2014.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