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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것과 얻은 것[161호][TJPLAZA칼럼]
2011-04-07 11:22:53

잃은 것과 얻은 것

 글쓴이: 조성출 객원논설위원

 

자연재해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고 폐허더미 속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있는 사람들을 보며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평생 애써 일궈온 것들이 그토록 허망하게 사라져갈 줄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치 앞을 예측 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한 노래, 노심초사하는 인생에 대하여 어떤 가수가 부른 가사가 생각난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 집는 인생살이 한세상 걱정조차 없이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수의를 입고 돌아가니 옷 한 벌은 건진 것이고 비록 작지만 그런 이익을 남기는 인생을 살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고, 나머지의 모든 누렸던 것이나 남기는 것들은 모두가 덤이 아니냐는 뜻도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인생살이를 이익의 유무로 비즈니스 적으로 해석한 발상이 이색적이다.

세상살이의 이치를 말하기에는 졸인 사람이기에 인생에 대하여 논한다는 것이 여유로울 수는 없지만 나름 생각하기에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얻으면 무엇인가를 잃게 되고, 무엇인가를 잃으면 무엇인가를 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눈앞에 펼쳐있는 산해진미를 고통스럽게 바라보아야만 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식욕을 억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고지혈증과 고혈압의 증상이 있는 나로서는 먹기를 탐하는 마음을 버려야 했고 먹는 즐거움을 포기해야만 했다.
일류 대학이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달콤한 휴식이나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가무나 오락을 즐길 수 없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만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하고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때로는 물질을 들여야 할 때도 있다.
내가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우연히 내가 원하는 것들이 내게 주어지지 않는다.
어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기에 무엇을 버렸는가를 보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가 보이게 된다.
2008년 가을 미국 발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움츠려 들었을 때 많은 기업들은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강구하느라 온갖 지혜를 짜내었고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선택을 한 것이 비용절감을 위한 고용축소였다.
고속 성장의 덕분으로 해마다 직원들의 숫자를 늘려가며 사업의 확장을 추구했던 시기였기에 갑작스럽게 감원을 한다는 것이 내게는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마구잡이 식으로 감원을 시행할 수 없기에 안정적 경영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 정리해고를 해야만 했다. 가장 보편적인 선정기준을 가지고 우선적으로 근태가 나쁜 직원들을 먼저 골라내고 근무성적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감원대상으로 선정했고 해고 통지를 했다.
정들었던 회사요 생활의 터전이었던 회사였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더더욱 힘들어 졌는데 회사에서나가란다고 그냥 나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 때부터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구축되었던 좋은 관계들은 순식간에 깨어지고 불안감을 느낀 직원들의 조심스러운 눈초리를 느끼게 되었고 화기애애 했던 분위기에서 순식간에 살벌함이 느껴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해고통지를 받은 직원들은 경영자를 향해 거센 항의를 보냄과 동시에 한 푼이라도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였고 회사에서는 합법적인 보상금만을 주려고 노력했다.
법적인 보상금만 주려는 자와 가능한 한 많은 보상을 받으려는 자 사이에 펼쳐지는 비정상적인 갈등이 서로간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고 밀고 당기는 오랜 신경전 끝에 결국 합의를 도출하여 내었지만 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입은 상처를 치료받을 길은 없었다. 이런저런 노력 끝에 비용은 절약되었지만 검은 머리가 이내 하얗게 변해가기 시작했고 웃음이 사라지고 경직된 얼굴과 신경질적인 언어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부담을 주는 언어가 늘어가기 시작했다.
절치부심하며 위기관리 경영을 하다가 2009년 연말정산을 하면서 생각을 해보니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았던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이 잃는 것과 얻는 것의 연속이겠지만 문제는 얻은 것이 무엇이며 잃는 것이 무엇인가 그 내용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잃어서는 안될 것이 있지만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이 있으며, 꼭 얻어야 할 것이 있고 얻어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재물을 잃은 것은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은 것은 많이 잃은 것이지만, 건강을 잃은 것은 인생의 전부를 잃어버린 것이라는 옛말과 돈을 잃으면 적게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크게 잃은 것이요 더더욱 용기를 잃으면 모두 잃은 것이라고 말했던 처칠 수상의 명언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방사능 물질로 피폭되어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려는 각오로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건지려는 거룩한 마음과 거대한 해일이 몰아 닥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자신은 피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황급한 목소리로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을 했다는 일본의 한 여자 공무원의 희생정신을 보면서 다시 한번 마음의 허리 띠를 졸라맨다.

정작 자신의 생명은 잃었지만 수많은 고귀한 생명을 건졌던 영웅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조그마한 이익을 위해 공동체에 치명적인 고통을 주는 이기적인 욕심으로 빚어낸 수 많은 상흔들, 오늘 나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는가?
내게 주어진 24시간을 소비하여 무엇을 얻어야 하는가?
겸허한 마음으로 고통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위로의 마음을 날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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