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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쑈[163호][TJ PLAZA칼럼]
2011-06-22 17:53:32

사이먼 쑈

 글쓴이: 조성출 객원논설위원

 

지난 노동절 연휴 기간에 모처럼의 시간을 내서 아내와 여행을 다녀왔다. 외국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터라 그 동안 학교 동창부부모임에 한번도 같이 한적이 없어 미안한 마음에 이번에는 꼭 같이 가겠다고 약속을 했던 마는...

한국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여행일정이었던 터라 인천공항까지의 왕복은 스스로가 부담했어야 했는데 황금연휴 기간이라서 한국까지 오가는 비행편의 좌석을 구하는 것부터 마음을 무겁게 했다.

푸켓에서의 3박5일의 일정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떨어져 지내던 아내와 함께했던 행복한 시간이었고 10년이 넘도록 함께하지 못했던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태국에 출장 때문에 여러 번 갔었지만 관광을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일정을 보니 정말이지 빡빡하기가 그지없었다.

패키지 가격이 싼 이유가 그런 불편함을 초해하기는 하지만 여행사 깃발아래 이리저리 내돌리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이번에는 가이드와 일정을 조율하고 선택관광을 즐겼었다.

푸켓이 유럽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로 알려지게 된 것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곳에 미군들이 주둔 시절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 추억을 더듬어 하나 둘 다시 푸켓을 찾게 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세월이 지난 현재는 세계적인 휴양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한다.

깨끗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는 푸켓에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관광 상품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싸이먼 쑈"라고 한다.

당시 종군 기자였던 사이먼이라는 사람이 남자 군인들을 여장을 시켜 향수를 달래주었던 쑈를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태국의 3대 쑈 가운에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다.

방콕의 칼립 쑈와 파타야의 알카자 쑈와 더불어 3대 게이 쑈로 알려져 있지만 내용면에서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는 쑈가 사이먼 쑈라는 가이드의 말을 들으며 사이먼 쑈가 열리는 장소에 들어섰다.

표를 사기는 2층의 C석이었는데 2층에 자리가 없어 무대 가장 앞자리 이른바 VIP석에 앉아 쑈를 관람하였다.

여장 미인들, 허리 선의 굴곡까지 어쩌면 그렇게 아름다운지 옆에 앉아 있던 아내는 "여보 저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여자들 이지요?"라고 물을 정도였다.

한 두명도 아닌 수 십 명의 그런 사람들이 나와 춤과 노래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부채춤을 추기도 했는데 태어나 처음으로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 접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었다.

태국은 트렌스젠더가 많기로 유명한 나라이며 그 트렌스젠더들은 아무런 편견과 차별 없이 생활할 수 있고, 취업 할 수 있으며, 그러한 권리를 법으로 보장받고 이런 곳에서의 공연도 국가가 마련해 준 취업의 현장이라고는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거북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쇼의 내용도 전혀 야하지 않았었고 화려한 무대 의상과 음악에 맞춘 세계각국의 대표적인 노래들을 버라이어티하게 공연하며 화려한 미소를 짓는 모든 관객이 박수치며 환호하게 만들었지만 나는 그런 그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국가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트렌스젠더들에게 가장 호의적인 국가인 태국에서조차 남자로 태어난 운명을 스스로 거부하고 여자로 살아가는 그들의 호적에는 성 정체성이 "남자"라고 등재되어 있다고 하는 아이러니가 이를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가장 잘 사는 방법이 가장 자연스럽게 환경 친화적으로 사는 것이란 주장에 대하여 나는 동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남자이지만 여성스럽다는 말이나 여자이지만 남성스럽다는 이야기는 그렇게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포스트 모더니즘 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부적절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요즘 우리들이 사는 이 사회는 "다움"이라는 것을 잊고, 아니 아예 무시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좀 고루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 남성은 남성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어머니는 어머니다운 삶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신앙인 다운 삶이 있어야 하고 자신이나 단체의 정체성에 걸맞는 삶이 보여져야 하는데 그런 다움의 삶이 우리에게 많이 부족해져 가고 있기에 우리들이 사는 사회가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떨구게 된다.

회사의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회사의 중역다운 업무 태도, 내가 속해 있는 종교단체에서의 리더다운 행동과 언어가 당연히 요구되지만 나름대로의 변명과 적당한 이유를 가져다 붙이며 자신의 잘못과 오류를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삶인 것처럼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는 존재가 바로 "나"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몇 년전 프랑스의 한 시사 주간지에서 '아직도 남성이 남아 있는가?'라는 특집 기사를 꾸민 적인 있는데 거기에는 '수 세기 지탱해 오던 남성 우위의 남녀 관계와 부부 관계가 변하면서 전통적인 남성상이 무너지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사람들의 다양해진 욕구는 이제 먹고 사는 문제를 최고의 이슈로 생각하지 않게 만들었고,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와도 가족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무능한 가장으로 전락하는 현실은 가부장적 사회 구조의 변화와 핵가족화가 불러온 하나의 슬픈 우리 시대의 초상이다.

몇 년 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취업할 의사 없이 가사활동을 하고 있는 남성전업주부가 전국적으로 11만명 정도 된다고 발표하여다. 이는 여성 전업주부 508만 6천명에 비하면 아주 작은 숫자이겠지만 과거에 비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며 여성들의 경제활동의 참여 기회와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서 나타난 사회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동서고금과 이전 이후를 막론하여 절대 변할 수 없는 진리가 이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은 바로 "다움"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각자가 자신의 정체성에 걸맞는 삶을 살게 될 때 우리 가족들도 우리가 속한 회사나 공동체 나아가 국가도 발전하고 번영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아무리 예쁘게 화장하고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다소곳하게 손사래 치는 여자 같은 남자들이나 여자의 치마폭을 동경하며 정체성을 잊고 사는 남자들에게 남자의 책임을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남자는 남자다운 삶! 여자는 여자다운 삶!....그리고 사회의 각 공동체는 그들다운 삶을 살 때 우리들이 사는 사회에 새로운 소망이 가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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