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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라”가 사라지길…[184호][광장칼럼]
2014-04-03 15:41:26

1990년대 초부터 형성된 천진한겨레공동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과 주재원, 유학생, 그리고 그 가족들이 들어와 정착하면서 한국기업에 취업하게 된 조선족 동포들과 함께 어우러져 20여 년의 세월을 喜怒哀樂(희노애락) 가운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불어 온 세계적 금융위기와 중국내의 임금인상과 인력난 등 기업 경영환경의 악화로 인해 적잖은 기업과 사람들이 떠나갔지만 그럼에도 아직 수많은 한국인과 조선족이 자신의 생업과 학업에 땀방울을 흘리며 살아가고 있어 나름 활기를 띠고 있는 곳입니다.

 

  천진의 한겨레 사회는 다른 지역과 달리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투자기업 중심으로 형성되어 이곳에 10년은 보통이고 20년 이상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사람이 수두룩한 관계로 누가 누구인지 금방 알 수가 있고, 그 가운데 선후배 관계 등 나름대로 질서가 세워져있어 중국의 여러 도시 가운데서도 모범적이고 우수한 교민사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을 안타깝게 하는 것은 남의 말을 근거도 없이 함부로 막 하고, 그것을 다시 퍼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화제의 당사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해 아주 잘 아는 것처럼 확정적으로 말함으로써 정작 당사자는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거짓된 정보가 사실인양 자리잡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깊디깊은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누구든지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아주 평범하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두 서너 명이 모이게 되면 있던 일도 없던 일이 되고, 없던 일도 있던 일이 되는 세상입니다. 그렇게 절친하게 호형호제 하며 지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사기를 치고 사라지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과연 어떻게 하면 이러한 일을 막을 수 있을까 고민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전에 함께 근무했던 어느 직원은 “우리가 왜 그렇게 무서운 사람으로 변해 가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힘들어서’, 둘째는 ‘살아남기 위해서’ 입니다.” 언뜻 들으면 이상하지만 정말 깊이 생각하면 틀리지 않다는 진단입니다.

 

  누구든 차이나드림의 원대한 포부를 안고 중국 대륙에 도전합니다. 그런데 중국 땅에서 가장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사업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고,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비좁은 한인 시장을 뚫고 들어가자니 경쟁의 치열함은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치열한 경쟁관계에서 자신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쟁자인 다른 한국인을 험담하고 비난하고 고발하고……. 인정은 고사하고 살벌한 격전지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중국에 사업을 하기 위해 물 건너 왔다면 중국이라는 큰 시장을 상대로 더 많은 노력과 전략을 세울 생각해야 하는데, ‘한인사회’라는 조그만 시장을 어떻게 해서라도 장악해 보겠다는 야무지고(?) 작은 꿈을 가지다보니 눈에 거슬리는 경쟁업체만 없어지면 내 사업에 무지개가 뜰 것이라는 완벽한 꿈을 꾸게 됩니다. 그래서 ‘~였으면 좋겠다’는 내 머리 속의 시나리오는 이미 나의 입을 통해 ‘~카더라’라는 가상현실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경쟁업체에게 소리 없는 몽둥이가 되어 큰 타격을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 한국 사람들은’이라며 말로 시작합니다. 서로 다른 직업과 목적을 가지고 이곳 중국에 온 사람들이 모두를 하나의 부류로 묶어서 자신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 의식 속에 외국에 있는 우리들은 남이 아닌 ‘우리’인 것입니다.

 

  남의 이야기라며 열심히 해대는 이야기도 결국엔 ‘우리’ 이야기이며, 시장을 깨끗이 해야 한다며 남을 고발하여 사업을 접고 돌아가는 경쟁업체의 뒷모습도 결국엔 우리의 뒷모습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작은 시장을 두고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경쟁하고, 그 속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작은’ 사람이기보다 어른스럽게 큰 스케일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내가 이렇게 고생해서 쌓았으니 너도 고생 한 번 해봐라’라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다른 ‘우리’에게 상처를 입힐 시간에 이미 다른 현지 업체는 내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거나 추월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도 지났습니다. 정말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남의 말은 직접 확인한 사실이 아니면 하지 않는 것, 이것 하나만큼은 지키면 좋겠습니다.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금년 한 해를 알차게 살아가야합니다. 부디 지금부터는 시야를 넓게 가지고 꿈을 더 크게 가져 ‘나’의 경쟁상대는 ‘우리’가 아닌 세계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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