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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관용의‘넬슨 만델라’ [194호][광장칼럼]
2014-04-03 15:54:59

한해가 저물어가는 즈음 위대한 영웅이 떠났다. 화해와 관용의 지도자 남아프리카의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지금 세계는 그의 죽음 앞에 비통해 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100여명의 정상들이 그의 장례에 조문하며 애도하고 있고, 각국에서 그를 추모하는 행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모든 매스컴은 연일 그의 업적과 함께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세계인들의 분위기를 경쟁적으로 전하고 있다. 금세기 들어 한 사람의 죽음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애통해 한 적이 있었을까 싶다.

 

한 인간의 삶을 평가하려면 ‘그의 장례식에 가 보라’는 말이 있다. 생전의 족적이 사후 객관적인 평가를 받게 되기 때문인데, 만델라가 이처럼 추모를 받는 것은 그의 삶이 모든 세계인을 감동시킨 원인이다. 혹자는 만델라를 비폭력 저항주의자라고 해서 간디에 비유하기도 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거나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비교한다. 또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것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는데, 그가 당한 무수한 고난과 그리고 그의 통 큰 용서와 화해는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못할 만큼 인류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다.

 

백인들의 지배를 받고 있던 남아공 트란스케이에서 출생한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게 되자 한평생을 흑인들의 인권을 위해 살아갈 것을 결심하고 청년동맹과 민족회의를 결성해 저항운동에 나섰다가 44세 때 종신형을 선고받고 무려 27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72세에 석방된 위대한 인권운동의 투사인 그는 350년에 걸친 인종 차별 제도인 악명 높은 ‘아파르트하이트(흑백분리정책)’ 정책을 결국 종식시켰고, 흑인 다수 사회인 남아공에서 백인 통치를 끝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993년 노벨 평화상을 압도적인 지지로 수상했으며 1994년에는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연임 요구를 거부하고 단임으로 물러난 「무욕(無慾)의 정치가」였다.

 

특히 그는 ‘화해와 관용의 정치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자신과 흑인들을 핍박하고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백인들에 대한 일체의 정치보복을 가하지 않았다. 흑백화합을 위한 관용과 화해가 전제될 때 진정한 평화와 미래의 번영이 보장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남아공에서 혁명 대신 백인정권 지도자들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성취를 일궈 낸 탁월한 정치력과 도덕성의 소유자이면서도 21명에 이르는 손자·손녀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하는 소박한 소시민의 한 사람이었다.

지금 한반도를 에워싸고 있는 주변 정세는 점차 대결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중의원에서 특정 비밀보호법을 통과시키며 공공연한 무장을 공식화하고 있다. 또 북한의 핵문제와 권력투쟁은 한반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고국은 국정원 댓글에 발목 잡혀 새정부 출범 일년이 다되도록 정쟁만 일삼고 있어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정국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 4,000달러를 넘었다고 하지만 육아와 교육, 거주와 일자리, 노후문제에 이르기까지 만만한 것이 하나 없는데도 불구하고 냉전시대의 산물이었던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양극화가 다시 살아나 온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다. 이념과 소득과 지역과 세대가 첨예하게 나눠 극한 대립으로 나라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를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야 할 만델라 같은 통 큰 지도자는 눈을 씻고도 찾기가 어렵다. 책임 있는 위정자는 자기들의 밥그릇 챙기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있고, 입으로는 ‘민생정치요 생활정치다’ 고 하지만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과 경제, 사회, 교육 분야의 개혁은 구호에만 그치고 있어 모든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만델라는 석방 10주년 기념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인종차별을 극복한 것은 모든 조직과 사회에서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들은 서로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함께 뭉쳐서 이뤄 내야할 더욱 많은 일들이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었으며 모두를 같은 운명을 지닌 하나의 국가로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모쪼록 새해에는 우리 고국에서도 이러한 만델라의 정신을 본받는 정치가 펼쳐지기를 소망한다.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 만델라의 화해와 관용의 정신을 모든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마음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 모두가 뭉치지 않는다면 화해와 용서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며, 반목과 갈등 속에서는 정의와 공정이 기준이 되는 정치, 기회와 평등이 국민 모두에게 주어지는 정치를 실현하는 것은 요원할 뿐임을 인식하면 좋겠다. 함께 나라와 민족을 평화와 번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는 공통된 동지 의식을 가질 때 분열과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만델라의 통치 철학에서 배워 새해에는 모두가 하나되는 조국과 민족, 교민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금년 한 해도 저희 광장을 사랑해주신 애독자 여러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들이 형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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