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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호] [조선족 수필] 수돗물 ·돈
2006-12-28 09:52:48
수 돗 물

                                                                                   이복철(전 해림시조선족중학교 교감) 

회사가 입주해 있는 호텔에는 화장실이 층마다 있지만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에 조금이라도 운동이 될 듯하여 1층 화장실을 사용한다.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고 그냥 층계를 통해 오르내린다. 낮에 층계를 오르내릴 때마다 복도에 불이 켜져 있으면 스위치를 눌러버린다. 멀쩡한 대낮에 이유없이 켜져 있는 전등불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편치를 않다.

며칠 전 2층 층계를 내려서자 1층 화장실 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놀라 살펴보니 호텔 여청소부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문가에 서있었다. ‘돌았나?! 무슨 물을 저렇게 크게 틀어놓았나?’ 누가 화장실을 쓰고 나서 물을 틀어 놓고 가버린 줄 알았다. 화장실에 들어가보니 아무도 없는데 화장실 두 칸의 수돗물이 콸콸 소리를 내며 줄기차게 흐르고 있었다. 보아하니 청소부가 방금 바닥을 걸레질하고 화장실의 냄새를 제거하느라고 물을 크게 틀어놓은 모양이었다. 변기에 일을 보고 나서 수돗물을 잠글까 망설이다가 청소부가 그냥 문가에 서있기에 그대로 화장실을 나오고 말았다. 무릇 절약 의식이란 누구한테나 잠재해 있을텐데 내가 주제넘게 수돗물을 꺼버린다면 청소부의 처지가 어찌 될까 하는 우려가 들었던 것이다. 장개석의 한 부관이 정장차림을 하고 나선 장개석의 뒤덜미에서 머리카락 한 올을 발견하고 손으로 집었다. 그런데 집은 머리카락이 몸에서 분리되지 않아 찬찬히 보니, 웬걸 그 머리카락이 모자 밑에까지 닿아있었다. 혹시나 해서 살짝 당겨보니 머리에 붙은 생생한 머리카락이었다. 장개석은 눈살을 찌프렸다. 부관은 대역무도한 죄를 지은듯 벌벌 떨었다.“狗拿耗子,多管闲事(개가 쥐를 잡는 식으로 쓸데없는 일에 관여하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호의라 해도 때에 따라서는 악의로 될 수도 있기에 신중을 기해 “三思而行(깊이 생각하고 행동하다)”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그날의 그 수돗물은 마치 음식물을 먹고 체한듯 마냥 속이 더부룩하다. 


 

                                                                                   이복철(전 해림시조선족중학교 교감) 

필자가 세 들어 사는 곳은 집의 주인이 집을 잘 거두질 않아 집안 여기저기가 어수선하다. 겨우 20평 남짓한데 월세는 자그마치 7백원이다. 침실로부터 주방, 화장실 어디나 다 손이 가야 한다. 제일 험한 주방을 맨 나중에 하기로 하고 쉬운 것부터 착수했다. 여러 날 틈틈이 시간을 내서 어렵사리 침실과 화장실 정돈을 끝내고 주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그릇들을 넣어두는 궤짝(橱柜) 여기저기에 집 주인의 그릇들이 무질서하게 가득 널려있다. 처음부터 전혀 정리도 안하고 그냥 그릇을 넣었는지 궤짝 안이 지저분하기 그지없다. 그릇들을 몽땅 밖으로 들어내고 궤짝 안을 깨끗이 훔친 후 층마다에 깨끗한 종이를 깔고 다시 그릇을 들여다가 정리했다.

“오빠, 돈…” 그릇을 정리하던 여동생이 갑자기 소리지른다. 보니 자그마한 냄비 안에 돈 묶음이 하나 있었다. 10원짜리, 5원짜리 돈을 한데 접어서 고무줄로 묶어놓은 것인데 200여 위안 정도였다. 아마 주인이 잘 건사한다고 넣어둔 모양인데 그만 깜빡 잊은 것 같았다.

이튿날 아침, 전화로 주인집 아줌마를 불렀다. 그녀는 들어서면서 “嘛事儿? (무슨 일이 있어요?)” 한다. 냄비를 그녀에게 내밀며 “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열어보라”고 했다. 냄비를 받아 든 그녀는 뚜껑을 열 생각은 않고 긴장해서 이 안에 무엇이 들었냐며 묻기만 한다. 묻지만 말고 열어보면 알게 아니냐고 했더니 어쩐지 무섭다면서 안에 도대체 무엇이 있느냐며, 열 생각을 않는다. 내가 냄비 뚜껑을 열어서 보이자 그녀는 “啊!?钱…(아!? 돈…)” 하며 놀란 소리를 지른다. 어느새 눈빛이 흐려진 그녀는 덥석 손을 잡으며 “你真是好人! (정말 좋은 사람이예요!)” 하면서 말을 더듬는다. 당연한 일이건만 그녀가 감격스러워 하자 오히려 내가 멋쩍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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