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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오빠오 [112호][교포수필]
2007-02-13 14:58:25

빠오빠오 

 

지난해 10 CCTV 아침뉴스세계(天下)에서 빠오빠오(抱抱포옹하다)에 관한 동영상을 얼핏 보고 별 희한한 일도 다 있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 후 빠오빠오투안(抱抱)이란 뉴스보도를 시청한 후에는 투안()이라니? 껴안는데 무슨 단체인가? 하는 야릇한 생각이 들어 인터넷검색을 하게 되었다.

 

절로 감탄이 나왔다. 사이트가 온통 빠오빠오탄으로 도배돼 있었다. 40여 년 전 전국 각지에 우후죽순마냥 나타난 각양각색의 홍위병 조직처럼 북경, 천진, 상해, 중경 4대 직할시로부터 일반 도시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나 빠오빠오투안이 있었다. 그야말로 빠오빠오투안 세상이었다.

 

이 활동의 창시자인 미국인 쟈썬 헝털은 5년전 모친의 장례식에서 어머니의 따뜻한 배려를 받아온 사람들이 경모의 심정으로 어머니를 추모하는 말을 듣고 몹시 격동되었다. 동시에 불현듯 다른 사람으로부터 위안을 받음으로써 어머니를 여읜 비통을 무마하고 싶은 욕망이 솟구쳐 곧 FREEHUGS(따뜻한 포옹)이란 글자를 쓴 종이간판을 들고 거리로 나갔다. 길을 가던 한 처녀가 종이간판을 본 후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두 팔을 벌려 청년을 포옹했다. 이때로부터 사랑과 나눔이란 FREEHUGS운동이 온 아메리카에 퍼지게 된 것이다.

 

다시 이것을 전 지구에 확산시킨 사람은 호주의 스무살 성악가 사이먼 무어이다. 커피숍 직원 후안 만이란 21살의 청년이 FREEHUGS 피켓을 들고 시드니의 번화한 거리에서 낯선 사람들과 포옹하는 장면을 목격한 그는 그것을 뮤직비디오 형식의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세계 최대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렸다. 3 39초짜리 이 동영상은 금방 세계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FREEHUGS가 전 지구적인 캠페인(운동, 활동)으로 부상하게 하였다.

 

중국에 이 캠페인의 불길을 맨 먼저 지핀 사람은 호남성 장사시의 한 광고 디자이너 차이즈호란 젊은이이다. 웹사이트에서 FREEHUGS 동영상을 보고 크게 감화된 그는 열성적인 인터넷 동호인들과 함께 제일 처음으로 빠오빠오투안을 조직하고 지난 10 21일 오후 1시에 빠오빠오투안캠페인의 서막을 열었다. 연이어 몇 차례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조직한 후 전반 활동내용을 동영상으로 편집하여 인테넷에 올렸는데 장사에서 지펴진 빠오빠오투안 캠페인이 요원의 불길마냥 중국 전역에 거세게 타올랐다.

 

TV에서 빠오빠오투안 관련 뉴스를 얼핏 시청하면서부터 인터넷을 통해 자세하게 살펴본 후에도 줄곧 뇌리를 맴도는 것이 있다. 얼굴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사람을 따뜻이 껴안아주는 인간에 대한 서슴없는 사랑, 실로 뭇사람의 심금을 울려주는 감동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만나는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런 따뜻한 포옹을 실천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소문에 의하면 일면식이든 생면부지든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발벗고 나서서 성심성의껏 도와주는 한 사장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려운 이를 위해 기꺼이 주머니를 털고 의로운 일에 희사하는 것을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했다. 수호전의 급시우 송강과 같은 인물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회사 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각박하고 인색했다. 임금도 제때에 지불하지 못해 직원들의 원성이 자자하였고 나중에는 적자가 엄청나 결국 회사가 도산으로 종지부를 찍고 말았단다. 물론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사장을 하늘 높이 모시겠지만 직원들은 죽일놈이라고 오히려 이를 갈 것이다. 낯선이를 사심 없는 인간애로 따뜻이 보듬을 수 있는 박애정신의 소유자라면 신변의 사람들도 차별 없이 대해야 하지 않을까? 왜 남한테는 잘해주면서 제집 사람한테는 무덤덤한지 그 꿍꿍이속을 나야 잘 모르겠지마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어리석기 짝없은 한심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기실 독불장군이라고 병사가 있어 장군이 있고 직원이 있어 사장이 있듯이 병사와 장군, 직원과 사장은 공존공생공영의 불가분리의 관계이다. 병사가 없이 장군이 있을 수 없고 병사의 혈전이 없이 장군의 승리란 도저히 운운할 여지도 없다. 아무리 신묘한 계략이라 할지라도 병사의 구체적인 관철이 없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할 뿐이다.

 

한 하늘을 이고 사는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포옹, 좋다! 국가와 민족, 종교와 이념, 신분과 지위,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서로 따뜻이 껴안아줌으로써 전쟁의 불구름은 가시고 불신의 장벽은 허물어져 이라크 창공에도 평화의 비둘기가 자유로이 날아다닐 것이고 적의의 눈길은 순한 사슴의 눈길로 변할 것이.

 

하지만 내 아내와 내 남편, 내 자식, 내 부모형제와 친척, 친구, 내 이웃과 동료 그리고 매일매일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사람에 대한 따뜻한 포옹은 더욱 좋다! 그들이 있어 내가 있고 사랑이 있고 행복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웃음이 있고 오늘과 내일 그리고 모든 것이 있거늘 어찌 그들을 따뜻이 껴안지 않으랴!

 

얼마 전 회사의 직원 이기사의 아내가 입원했을 때 너나없이 기꺼이 주머니를 털었다. 회장님으로부터 일반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성의를 표시함으로써 회사가 살맛 나는 인간애로 충만되게 했다. 평상시에는 살뜰한 대화 한마디 없다가도 일단 유사시에는 열과 성을 다하는 꾸밈없는 소박한 마음들, 추호의 보답도 바라지 않고 곤경에 처한 이를 따뜻이 보듬어 줄줄 아는 그 마음 됨됨이에 눈시울이 뜨거웠다.

 

억만의 가슴가슴에 사랑의 불씨를 뿌린 중국의 저명한 여가수 위유()가 부른 사랑 나누기(的奉)--누구나 사랑을 조금씩 바친다면 세상이 아름다워지리란 사랑 나눔을 절절히 호소한 노래가 있다. 사람의 마음은 본디 선하거늘(人之初,性本善), 마음속 깊이 잠들어있는 선을 깨워 매사에 선행을 앞세우고 주변의 사람들을 언제나 선의의 눈길로 바라보고 따뜻이 껴안아준다면 이 땅엔 언제나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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