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오고 가는 곳에는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듯이 열차 안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도 정든 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의 눈물과, 고향으로 돌아가는 설렘에 만면에 미소를 띤 사람 등 다양한 군상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 곳 중국이 비록 15억 인구가 모여 사는 곳이라지만 망망대해 속에서 한 모금의 마실 물을 그리워하듯이 가끔은 군중 속에서도 고독을 느끼게 된다.
하여 여행에 나섰다. 중국의 대중교통수단 중 하나인 열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5일 전에 미리 심양북역에 가서 열차표를 사고, 약간의 마실거리와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오른 침대열차엔 늑대 세 마리, 여우 세 마리, 그리고 세 살 먹은 어린아이가 2열로 배치된 3층 침대 객실의 구성원이 되었다.
중국 대륙의 교통시스템은 열차를 위주로 각 거점이나 도시로 이동하여 그 곳에서 다시 지선열차나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도시와 도시간의 여행을 원하는 사람은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열차를 이용하기를 권한다.
열차의 구분은 우리의 KTX 개념으로 생각해도 좋은 편명이 ‘D’로 시작되는 북경·상해 등 몇몇의 대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열차, ‘K’로 시작하는 쾌속열차, ‘T’로 시작하는 특급쾌속열차, 그리고 열차편명에 영문 없이 네 자리의 아라비아 숫자로 구성된 일반열차 등 네 종류다.
중국 장거리 열차의 객차 구성 역시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저렴한 표는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에 사라진 완행열차처럼 한 좌석에 3명씩 앉아서 마주보는 경좌(硬座·의자가 90도 직각으로 된 형태라서 3시간을 초과하는 거리라면 권하고 싶지 않은)와 우리가 흔히 타고 다니는 무궁화 열차 정도 되는 푹신하고 뒤로 젖힐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연좌(軟座)로 우선 나뉜다.
그리고 침대열차 역시 객실 한 칸에 6명이 2열 3층으로 배치된 경와(硬臥·맨 윗칸의 침대는 창밖의 경치도 볼 수 없을뿐더러 흔들림도 심한 편임)와 2열 2층으로 되어있는 침대와 각각의 객실에 출입문과 전등스위치가 달려있는 연와(軟臥)로 나누어진다.
일반적인 편의 시설로는 모든 열차의 객실과 객실 사이에 화장실과 세면대 그리고 차를 마시거나 식사시간에 컵라면을 먹을 승객들을 위해 끓는 물을 공급해 주는 전기온수기가 설치돼 있고, 혹시 운이 맞으면 화부가 석탄을 때서 물을 끓이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승차권의 가격은 경좌 238 원, 경와 416원, 연와 658 원 등으로 객실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2000여 km의 거리를 29시간 동안 달리는 여정이기 때문에 중간정차 역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오물처리를 위해 약 30여 분 동안 정차하는 것은 필수다. 그렇게 장시간 정차하는 역에서는 가판대에서 그 지방의 특산물이나 과일 등을 사서 맛 볼 수 있는 것도 덤으로 주어진 여행의 별미라고나 해야 할까.
광주드림 류광일<중국 심양 통신원·심양대학 중국어 전공· neosu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