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편리한생활정보
전체글 수: 236
중국에선 눈 내리면 보양식을 먹는다
2008-11-20 09:27:18
  • 한국에서는 삼계탕, 장어 따위의 보양식을 한여름 복날에 먹는다. 하지만 중국에서 보양식의 계절은 겨울이다.


    ■ 보양식을 겨울에 먹는 이유

    한의사이자 서울 이태원 중식당 '대한각'을 운영하는 당광유(唐廣裕)씨는 "중국사람들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부터 보양식을 먹기 시작한다"고 했다. "겨울에 쓸 영양분을 축적하는 거지요. 여름에는 보양식을 먹어봤자 땀으로 빠져버린다고 봅니다."

    중국문화에 두루 해박한 쑤이옌(�岩) 베이징어언대(北京語言大) 교수도 당광유씨와 같은 생각이다. "겨울은 자연이 일시 멈춘 상태입니다. 인체도 마찬가지죠. 이럴 때 거름 즉 보양식을 줘야 몸에 녹아 들어가지요. 여름에 먹으면 활동을 하면서 다 빠져나간다고 보는 거죠."

    한국 한의사들의 견해는 전혀 다르다. 서울 종로구 '춘원당' 원장 윤영석씨는 "보양식은 여름에 먹는 게 더 낫다"고 했다. "한의학에선 사람 몸을 땅으로 봅니다. 여름이면 땅이 뜨거운 햇볕에 메마르죠. 보양식은 메마른 땅에 물 주고 거름 주는 걸로 보는 겁니다. 보양식은 몸이 허한 여름에 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땀으로 빠져나간다는 건 낭설입니다."


    ■ 맛있는 중국 보양식, 훠궈(火鍋)

    보양식을 여름에 먹어야 한다는 한국과 겨울에 먹어야 한다는 중국 중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는 판단 내리기 어렵다. 어쨌건 중국에서는 이제부터가 보양식을 먹는 계절이고, 중국인들이 가장 쉽고 맛있게 즐기는 보양식은 훠궈(火鍋), 중국식 샤부샤부다.

    칭기즈칸이 먹던 음식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확인되지 않는다. 훠궈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청나라 때부터. 청나라 위안메이(袁枚·1716~1797)는 자신의 책 '수원식단(�園食單)'에 "(훠궈가) 민간뿐 아니라 궁중에서도 많이 사용된다"고 적었다. 건륭(乾隆) 황제가 훠궈 530개를 차린 연회 열었다는 기록도 있다.

    • 한국의 뚝배기처럼, 훠궈는 음식을 익히는 그릇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냉면그릇처럼 생긴 커다란 금속 용기 한가운데가 대개 태극(太極) 모양으로 나뉘어있다. 태극 한쪽에는 뽀얀 국물이, 다른 한쪽에는 시뻘건 국물이 들어있다. 뽀얀 국물은 백탕(白湯), 뻘건 국물은 홍탕(紅湯)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양고기나 쇠고기, 새우·오징어·가리비 등 각종 해산물과 채소를 넣고 익혀 먹는다. 양고기가 인기다. 당광유씨는 "양고기는 몸에 따뜻함을 주고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보양식"이라고 설명했다.

      국물 우리는 재료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소 사골을 흔히 사용한다. 소 사골에 당귀, 황기, 천궁, 숙지황, 백작약, 구기자, 초과, 용안육, 감초 등 한약재를 더해 6~7시간 끓이면 백탕이 된다. 여기에 고추와 산초, 후추, 고추기름을 추가하면 홍탕이 된다. 백탕에 자라, 오골계, 인삼 따위의 값비싼 한약재를 추가한 보양탕을 내기도 한다.


      ■ 훠궈 제대로 먹는 법

      쑤이옌 교수는 "훠궈를 제대로 먹으려면 국물부터 먼저 마시라"고 알려줬다. "처음 나온 국물이 가장 몸에 좋습니다. 고기나 채소를 넣고 끓인 국물은 마시지 않아요. 중국에선 '다른 재료를 넣으면 탕국물의 영양이 죽는다'고 합니다."

      그는 "국물에 파나 샹차이(香菜)를 넣고 마시라"고 했다. "특히 샹차이는 빠뜨리면 안 됩니다. 샹차이를 넣지 않은 음식은 (100점 만점에) '98점'입니다. 음식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거죠. 샹차이를 뜨거운 탕에 넣었을 때 올라오는 향이 너무 좋아요. 식욕을 촉진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고요."

      이어 "백탕은 마시지만 홍탕은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너무 맵고 얼얼해서 입이 마비됩니다.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없어요. 다음날 화장실 가기도 고통스럽고요. 홍탕에는 고기나 해산물을 넣어 익혀 먹기만 합니다."

      백탕이나 홍탕에 익힌 재료는 각종 소스에 찍어 먹는다. 서울 훠궈집에선 흔히 '썩힌 두부'로 알려진 홍방(紅方)을 조금 섞은 땅콩소스나 마늘과 소금을 넣은 참기름장, 풋고추를 잔뜩 넣은 간장 정도를 낸다. 쑤이옌 교수는 "다른 지역은 탕이 중요하지만, 베이징은 탕은 밍밍하고 소스가 중요하다"면서 "홍방, 참기름, 간장, 땅콩소스가 따로따로 나오면 손님들이 자기 입맛대로 배합하고 혼합해 소스를 만든다"고 했다.


      ■ 훠궈 한국식으로 즐기기

      쑤이옌 교수의 훠궈 먹는 법은 가려 들을 필요가 있다. 전형적인 중국인의 입맛이라 한국사람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샹차이가 그렇다. 샹차이에 익숙지 않은 한국인은 "비누 냄새가 난다"면서 조금만 들어가도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샹차이는 일단 맛을 들이게 되면 계속 찾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으므로, 조금 넣고 맛보는 것도 괜찮다

    • ▲ 서울 내발산2동 '마오'의 양고기 훠궈.조선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 백탕만 마신다는 점도 그렇다. 소금도 치지 않은 백탕은 한국인 입에 싱거울 수 있다. 배화여대 중국어통번역학과 신계숙 교수가 다년간의 시식과 실험 끝에 찾아낸, 우리 입에 딱 붙는 맛은 백탕과 홍탕을 5대1 비율로 섞은 국물이다<오른쪽 사진>. 중국음식 전문가이기도 한 신 교수는 "백탕과 홍탕을 섞으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면서 "홍탕은 표면에 뜬 고추기름은 가능한 걷어내야 기름지지 않다"고 했다.

      매운 음식 즐겨 먹는다고 홍탕을 우습게 봤다가는 큰코다친다. 홍탕의 매운맛을 한자로는 마랄(麻辣)이라고 한다. '얼얼(麻)하고' '맵다(辣)'는 뜻이다. 입이 마비되는 듯 얼얼한 맛은 산초와 후추가, 매운맛은 고추가 낸다.

      쑤이옌 교수는 "홍탕도 등급이 있다"면서 "가장 매운 '극랄(劇辣)'부터 중간인 '중랄(中辣)' 가장 덜 매운 '미랄(微辣)'까지 등급이 나뉜다"고 했다. '심하게 맵다'는 글자 그대로 극랄 등급의 홍탕은 상상을 초월하게 맵다. 중국에 간 한국 남성이 술 잔뜩 마신 다음날 육개장쯤으로 생각하고 홍탕을 들이켰다가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있다. 하여간 조심하시라.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gourmet@chosun.com
    추천 : 0
    코멘트 0
    글자의 색상을 지정합니다 글자의 배경색상을 지정합니다
    글자를 진하게 합니다 글자를 기울이게 합니다 밑줄을 긋습니다 취소선을 긋습니다
    link를 만듭니다 이미지를 추가합니다 동영상/플래쉬등을 추가합니다
    이모티콘을 추가합니다 글박스를 만들거나 글숨김 기능을 추가합니다 html 코드를 직접 입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일자
    추천
    236
    2015-06-26
    0
    235
    2014-06-25
    0
    234
    2009-03-16
    0
    233
    2009-02-27
    0
    232
    2009-02-27
    0
    231
    2008-12-24
    0
    230
    2008-11-24
    0
    229
    2008-11-20
    0
    228
    2008-08-01
    0
    227
    2008-07-12
    0
    226
    2008-06-23
    0
    225
    2008-06-18
    0
    224
    2008-06-13
    0
    223
    2008-06-13
    0
    222
    2008-06-13
    0
    221
    2008-06-11
    0
    220
    2008-05-06
    0
    219
    2008-04-25
    0
    218
    2008-04-01
    0
    217
    2008-03-31
    0
     
    CopyrightⒸ by TJPlaza 2014. All rights reserved